무안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장날마다 살아나는 전통시장의 풍경입니다.
일로 전통시장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1일과 6일마다 열리는 장날이면 작은 골목이 꽉 찰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평소에는 한적한 시장이지만, 장날이 되면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가 나는 것이지요.
장터 초입의 명물, 튀김집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선 튀김집입니다.
치킨부터 각종 튀김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장날마다 맛을 보려는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의외로 줄이 길지 않아 한산했기에, 저는 치킨을 사서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바삭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역시 시장에서 사 먹는 치킨은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점심 식사, 시골밥상 같은 한 끼
오늘은 점심시간에 맞춰 12시 반쯤 장터에 갔습니다.
들어간 곳은 국밥집이 아니라 옛날 시골 밥상 식당이었는데,
상 위에 가득한 반찬들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갈하면서도 푸짐하게 차려진 시골 밥상은 그 맛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더군요.
무엇보다도 저는 현장에서 근무하며 늘 식사를 준비하는 입장인데,
이렇게 남이 차려주는 밥상을 받아 앉아 먹는 경험이 참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근로자분들께는 늘 밥을 차려드리지만, 저 자신은 그 자리에 앉아 편히 식사할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오늘의 점심은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제게는 ‘여유와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직업 덕분에 이런 시간을 가끔이라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뻥이요’ 대신 조용한 풍경
시장 초입에는 늘 뻥튀기 트럭이 서 있는데, 오늘은 누룽지나 쌀, 콩을 튀기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엔 “뻥이요~” 소리가 장터의 활기를 더하는데, 오늘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아 조금은 조용했습니다.
그래도 늘 있던 자리와 기계만으로도 정겨운 시장 풍경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습니다.
국밥 한 그릇, 그리고 달콤한 꽈배기
시장을 따라 걷다 보면 국밥집들이 보입니다.
특히 ‘일로 식당’은 반찬이 넉넉하게 나와 늘 든든하게 한 끼를 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끝자락 주차장 근처에는 꽈배기와 도너츠를 파는 부부가 계신데,
그 집 도너츠는 반죽이 쫀득하면서 팥이 달지 않아 참 맛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달콤함이 전해집니다.


믿을 수 있는 고기, 따뜻한 인심
시장 입구 쪽에는 ‘믿음한우’라는 고깃집이 있습니다.
저희 현장 식당에서도 종종 이곳 고기를 사용하는데,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고기 질이 아주 좋아 늘 만족스럽습니다.
그 옆 모종 파는 가게 언니와 아저씨는 늘 친절하고 따뜻해서, 봄철이면 고추 모종과 상추 모종을 사다 심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재미는 사실, 이런 사람 냄새 나는 정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장터 옆 특별한 풍경, 일로 철길
시장 입구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직도 옛 기찻길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얼마 전 베트남에서 유명한 기찻길 거리를 다녀왔는데,
솔직히 제 눈에는 일로 철길 풍경이 훨씬 정겹고 멋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철길 옆 벤치에 앉아 튀김이나 치킨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풍경은 그 자체로 작은 여행 같았습니다.
저 역시 직원분들과 함께 치킨을 사다 이 철길 옆에서 즐겁게 나누었던 기억이 있어,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나에게 주는 의미
일로 전통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아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웃음과 인심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튀김집의 바삭한 맛, 장터밥상 같은 식사, 뻥튀기의 소리, 달콤한 꽈배기, 믿을 수 있는 고기와 모종,
그리고 옛 철길이 만들어내는 풍경까지.
이 모든 것이 모여 무안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축제가 됩니다.
저는 앞으로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이런 장터 풍경을 기록하며,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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