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현장은 평소와는 조금 다릅니다.
원청 직원들은 대부분 퇴근하고 당직자 몇 분만 남아 있었지요.
주중엔 늘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지만, 금요일 오후는 조금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날씨는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흐렸지만, 오히려 그 차분한 공기가 마음을 달래 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같은 날 자전거 타기 좋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고, 접이식 자전거 2대를 실고 동생과 함께 영산강 둔치길로 향했습니다.
흐린 하늘과 검은 구름
집에서 차로 15분 남짓, 금세 도착한 둔치길은 한산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따라 달리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코끝에 닿는 바람이 너무 좋았습니다.
멀리서 보니 하늘에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몰려 있었는데,
“저거 우리 쪽으로 오는 거 아냐? 비 오면 어쩌지?” 하고 동생과 주고받으며 웃었습니다.
그러던 사이, 구름이 점점 가까워지고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새카맣게 변하더니, 이내 퍼붓듯 비가 쏟아졌습니다.


비 속에서 달린 자전거
순식간에 내리는 비에 둘이서 자전거를 돌려 도망치듯 달렸습니다.
머리와 어깨는 금세 젖었지만, 서로를 보며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빗속에서 황급히 달리던 그 순간은 힘들기보다 오히려 즐겁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비가 만들어 준 특별한 추억이 된 셈이지요.
못난이 미술관에서의 짧은 쉼
다행히 큰 비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못난이 미술관 앞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젖은 몸을 추스르며 벤치에 앉아 쉬고, 사진도 몇 장 찍었습니다.
미술관을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그 앞에서 잠시 머물던 시간마저도 오늘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에게 주는 의미
오늘의 자전거 타기는 길지 않았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비가와 날씨가 받쳐주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과 함께 검은 구름을 바라보며 달리고,
비를 만나 웃으며 도망쳤던 순간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무안에서의 삶은 늘 바쁘지만, 이렇게 짬짬이 시간을 내어 강변을 달리고 작은 공간을 둘러보는 일은 제게 삶의 작은 일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무안 곳곳의 숨어 있는 풍경을 동생과 함께 찾아다니며,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금요일 오후, 한가한 시간을 틈타 다녀온 무안 영산강 자전거 산책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흐린 날씨와 갑작스런 비, 그리고 동생과 함께한 웃음.
혹시 무안에 오신다면, 영산강 자전거길에서 바람을 맞으며 달려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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